나에게./내안에 수다.

마음을 열어주는 한 가지 이야기.

북아프리카 2023. 1. 9. 11:51

 

 

Chicken Soup for the Soul : Think Positive저자마크 빅터 한센,잭 캔필드출판Chicken Soup for the Soul발매2010.09.28.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쓴 "마음을 열어주는 101 가지 이야기 ( Chicken soup for Soul) "라는 책이 있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을 짤막하게 모아놓은 책인데 2 편까지 갖고 있었는데 두 권 다 누군가에게 빌려줬는데 되돌려 받지 못했다. 그 책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내 요금을 내면서 내 뒤에 오는 차 다섯 대, 혹은 몇 대의 차의 요금을 내가 대신 내어주는 거.. 그러면 멋모르고 내 뒤에 오는 차들이 요금을 내려다가 " 당신 앞에 사람이 당신 요금까지 계산했어요~ 그냥 가세요~ "라는 말을 들을 때 생각지도 않은 누군가의 호의로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하는... 행복을 나누는 건 생각보다 그리 어렵거나 많은 돈이 필요하거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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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이 바쁜 아침에 나는 종종 던킨 도넛에 들러 커피와 간단한 아침용 샌드위치나 도넛을 산다.

오늘 아침에도 드라이브 트루( Drive Thru)로 차를 들이밀었다. 항상 그렇듯 아침 시간대 드라이브 트루로 커피나 아침식사를 사는 사람들로 차는 늘 길게 줄을 선다.

오더 하는 곳까지 내 차는 네 번째... 휴~ 몇 분이나 기다려야 하나 .. 내 뒤로도 몇 대의 차가 더 늘어서 있었다. 왼편 파킹 라트에서 뚱딩 백인 아줌마가 운전하는 회색 혼다 시빅이 움직이며 나왔다. 드라이브 트루로 늘어선 차 옆으로 오도 가도 안 하고 서 있었다. " 뭐 하자는 거야? 가려면 가고... 빼려면 빼라고~ " 하는 심정으로 나는 무심했다. 내 앞에 줄 섰던 차들이 천천히 움직이는데 갑자기 그 차가 내 앞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들어왔다. " OMG ~~ 이 무슨 X 같은? "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침부터 기분을 망치기 싫어 그냥 놔뒀다.

 

몇 분을 그렇게 기다리다, 내 앞의 그녀가 얼음이 왕창 들어간 음료를 받아 들고 드라이브 스루를 빠져나갔다. 나는 내가 오더 한 나아지 핫 커피(Hot)와 10개의 먼치킨(Munchickin)을 받기 위해 픽업 창구로 움직였다. 커피를 받아 들고 돈을 내려 하는데 캐시어가 내게 말했다. " 앞에 아줌마가 네 거까지 계산을 했어.... 넌 그냥 가면 돼..... 좋은 하루~~~" 커피 $2,59 먼치킨 $2.00 거기에 세금을 포함하면 대략 $5 불 정도의 금액을 내 앞을 새치기 한 그녀가 계산을 하고 갔다.

아침부터 약간 짱! 났던 기분이 갑자기 햇살 짱~ 한 기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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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려 consideration >

 

나는 남에게 배려 받기 원하면서 나는 다른 이를 얼마나 배려하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내 행복만 중요하고 내 감정만 중요하고 내 것만 챙기느라 급급하고 다른 사람들이 혹여나 때문에 불편하든지 말든지 관심도 안 가지려 하고, 남에 대한 배려에 인색했다.

배려가 뭐 대단한 것인 양, 내가 가진 대단한 것을 잃는 것처럼, 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다른 이에게 관대하지 못했다.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가?

 

< 인정 admit >

 

남에게 배려심 없는 나를 나는 얼마나 스스로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남이 하는 작은 잘못은 콕! 집으며 그냥 넘어가 주지 않으면서 내가 하는 잘못에 대해 나는 얼마나 스스로 인정하며 뉘우치거나 사과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가 지적하는 나의 잘못에 대해, 혹은 가끔 나 스스로 느끼는 나의 그릇된 생각과 행동과 말에 대해 나는 외면하고 지나쳤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에 나는 늘 인색했다. 남의 잘못에 대한 용서는 인색하고 내 잘못에 대한 인정에는 관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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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 라트에서 차를 움직인 그녀가 차를 돌려 드라이브 뜨리에 길게 늘어선 차들의 맨 뒤로 차를 움직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로까지 이미 차가 늘어서 있었다. 내가 먼저 그녀에게 내 앞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그녀를 "배려" 했더라면 그녀에게 공짜 커피를 얻어먹는 내 마음이 더 기뻤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내 앞에 끼어든 그녀의 잘못을 그녀 나름대로 외면하지 않고 "인정" 하고 내게 사과하려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기분이 좋았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세상에 다른 이에 대한 배려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긴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하고 살 만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나의 아주 작은 양보가 받는 이에게는 큰 배려와 친절로 행복할 수 있게 한다.

 

내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는 일은 세상이 무너지거나 자존심이 무너지는 일이 아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쿨~~ 하게 사과하는 게 오히려 내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조금 넓게 보면 2 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과 일본의 행보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가? 잘못을 외면하고는 전진이 어렵지만 잘못과 화해하고는 앞으로 나아가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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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딸아이에게 출근길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두 달 동안 집을 떠나 호텔 생활을 해야 했던 딸아이도 그 비슷한 일이 있었단다. 호텔 내 패스트푸드 코너에서 주문을 하려고 기다리는데 앞에서 주문하는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주문을 하더란다. 그러더니 딸아이 차례가 되었는데 옆에서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딸아이 주문이 늦어졌다고 미안하다고 대신 돈을 지불해 주더란다. 괜찮다고 했는데 나이 지긋한 노신사의 선의로 딸아이도 기분 좋은 식사를 했다고 한다.

 

나도,

어느 날,

고속도로를 달리다 요금소를 지나치게 될 때 한 번쯤 내 뒤에 오는 누군가를 대신해 요금을 대신 내줘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안 어딘가에 고집스레 버티며, 미처 사과하지 않은 채로 누군가에게 용서받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 쿨~ 하게 사과하고도 싶다.

 

다른 이에 대한 소소한 배려와 부끄럽지만 잘못한 일에 대한 당당한 인정과 사과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끔 반짝반짝 빛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흐뭇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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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기 당했지만 공짜 커피와 도넛으로 달달한 하루...

 

 

09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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