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13

블로그 유감.

내가 처음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서 온라인상에 내 이야기를 주절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다음( Daum ) 에 가입을 하고 , 카페 가입을 하고 사는 이야기를 살살 올리다가, 다음 플래닛 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교류하며 글을 썼다. 별거 아닌 글에 호응하며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좋아서 열심히 썼다. 그러다 플래닛이 없어지고 다음 블로그로 다 옮겨졌다. 나는 한군데 짱 박히고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사람이라 플래닛의 열정이 조금 사그라들면서 블로그 생활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적은 친구들 과의 교류만을 하면서 멀리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들과 생각들을 글로 남겼다. 또 그러다 ..... ( 세상이 변화하므로 발전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왜 지나간 것들을 없애고 지워가면서..

백수 일기 2.

10 개월 일하던 호텔 일을 그만두었다. 우연히 기회가 내게 왔고 나는 즐겁고 행복하게 널널하게 10 개월 호텔 스토아에서 일했다. 아무런 예고나 의논도 없이 일하는 스토아가 바뀌고 스케줄이 바뀌고 같이 일하는 이십 대 젊은 백인 아이는 일은 안 하고 폰 게임에 빠져 있었다. 매니저와 면담을 했지만 바뀌는건 없고 구구한 변명뿐...2 주를 견디고 생각하다 사표를 냈다. ​ 봄이 왔다. 아니, 봄이 오는 중 인가? 올해는 예년과 달리 꽃가루가 엄청 많다. 꽃가루에 섞이어 날리는 다른 것들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 나도 근 1 주일 결근을 해가며 아팠다. 하루가 다르게 초록 초록으로 새 물이 오르는 나무며 잔디들이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날리는 꽃가루에 겁이 난다. 쿠~울~럭~ 쿨럭~ ​ 늦으막 일어나 백수 1..

잠 옷.

아주 오랜만에 멀리 사는 친구와 장시간 수다를 떨었다. 그녀와 같은 대륙에 살아도 시간대가 달라 한 달에 한 번도 통화가 어렵지만 , 그녀는 내게 가장 가깝고 오래된 친구 중에 하나다.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 무심한 나. 그녀가 전화를 걸어야 겨우 대답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욕을 바가지로 먹고 그간 쌓였던 회포를 수다로 풀었다. " 언니, 형부 랑은 어때? 아직도 싱글보다 더블이 좋아? "라고 묻는 내게 , " 응 , 그래.. 좋아... 음.... 그 사람은 내게 " 잠옷 " 같아 잠잘 때 편하게 걸치고 잘 수 있는.... 잠옷 같은..."이라고 그녀가 대답했다. 잠옷 같은 사람이라? 잠잘 때 안 입고 자기는 왠지 민망스럽고 차려입고 잘 수는 없으니 그냥 편하게 입고 자는 옷....

사소한 금기를 깨고.....

주중 5 일을 흠뻑 땀이 날 정도로 gym에서 뛴다. 40 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한 20 분 정도 이것저것 갖고 논다. 5 일 동안은 먹는 것도 하루 두 끼 정도로 제한을 하고 한 끼는 밥이나 탄수화물을 먹고 한 끼는 단백질과 채소를 먹는다. ​ 굳이 살을 빼고자 함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운동으로 체력을 보충해 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두어 달 전부터 시작을 했다. 살은 그리 쉽게 빠지지 않지만 그런대로 기분이나 느낌 그런 것들이 상쾌함을 느낀다. ​ 문제는, 주 5 일은 그렇게 나를 조이고 토요일 일요일 주말은 널널하게 좀 봐주자 하는 생각... ​ 그리하여, 오늘 일요일 늦은 퇴근을 하고 점심을 건너뛰고 내가 선택한 비장의 저녁은 라면! 물을 끓이고 같이 넣을 야채를 준비하고 스프롤 ..

AFRICA.

초등학교 때 기악 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선생님은 자기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셨었다. 그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악기는 작은북이었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는 오르간을 치게 되었고 다른 친구가 작은북을 치게 되었다. 그때 나는 허리에 작은북을 매고 드럼 치듯 북을 울리는 친구가 많이 부러웠었다. 그 후로도 여러 가지 악기 중에서 나를 사로잡는 건 언제나 드럼이다. 듣기는 피아노 선율의 음악도 좋아하지만 마음이 가고, 아니 가슴을 뛰게 하는 건 역시나 드럼 소리가 강하게 들어간 음악들이다. 드럼 소리는 다른 악기와의 조화로도 음악에 힘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드럼 그 혼자만의 연주로도 난.. 너무 좋다! ​ TOTO . ​ 어린 시절... 전축이 있는 친구 집에 놀..

혓바늘.

​ ​ 몸이 피곤하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내 몸이 변화는 혓바늘이다. 지난 주말부터 혀가 욱신거리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 잠을 잔다고 자는데 늘 숙면은 힘들고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일이 힘든 건 아닌데 뭔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있는가 보다. ​ 몇 년 전 의사가 급히 불러 갔더니 내 몸에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거다. 즉시 정맥주사로 아연을 주입하라고,,,, 주사가 싫은 나는 아 연약을 먹겠다는 걸로 의사와 합의를 봤다. 그리고 가끔 햄버거 먹어주기.. 아연 수치가 올라가면서 헤모글로빈 수치는 정상 가까이 회복되었다. 그런데 다시 헤모글로빈이 약해지면 여지없이 혓바늘이 돋는다. ​ 요 며칠 혓바늘로 내 삶의 질이 엄청 떨어졌었다. 말하기도 엄청 불편하고 음식을 먹기에도..

2017 년 9 월 .... 혼자 만의 여행.

​ 9 월 23 일 토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출발 두 시간 전에 모든 수속이 끝나고 아침이 오는 공항 로비에 앉았다. ​ 나는 정말 휴가가 필요했다. 오랜 시간 너무 숨 가쁘게 살아왔다. 나는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서 좀 떠나길 원했다. 짐을 꾸리고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했다 ​ 혼자 먼 곳으로 먼 여정의 여행을 떠나는 건 처음이었다. 비행시간만도 3만 마일이 넘을 것이다. 한국을 포함 몇 개국을 지나고 거치고 머무를 것이다. ​ 지금 나는, 혼자만의 여행 중이다. ​ 대륙과 대륙을 건너고 도시와 도시를 건너고 사람과 사람을 건너고 문화와 문화를 건너고 시간과 시간을 건너고 ​ 지금 나는, 낯선 도시의 문 앞에 서있다. ​ 이 여행이 끝날 때 즈음 나는 내가 원하고 구하는 것을 만날 수 있을까? 아..

보고싶은 블루.

© jenshishmanian, 출처 Unsplash ​ ​ 오전에 크리스마스 쇼핑을 다녀오다가, 집으로 거의 다 와갈 즈음 왼쪽 잔디밭에서 나이 든 할머니와 그녀의 아들인 듯한 남자가 팔뚝만 한 강아지와 노니는 것을 보고 차를 멈췄다. 차를 다시 후진시켜 파킹 라트에 파킹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 "강아지를 만져봐도 돼요? " 내가 물었다. " 얼마든지요..." ​ 겨우 팔꿈치에서 팔목까지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은 검은색 아기 강아지 ...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암컷의 미니컵 아기 강아지.. 그 강아지를 보고 나는 울었다. 그 강아지를 품에 안고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 우리 강아지 블루... 10 월 18 일 우리 곁을 떠났다. 태어난 지 한 달 즈음 우리에게 와서 16 년 하고 두 달 즈..

백수 일기 1 .

© eddrobertson, 출처 Unsplash ​ 삼 개월 힘들게 일하던 일을 그만두었다. 지난해 제니퍼가 떠나고 두 달을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져 지냈다. 그러다 몸을 혹사 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고 쉽게 고용이 되었고 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밤에 가서 밤새도록 몸으로 일을 하고 이른 아침에 퇴근하는 일... ​ 그 일을 시작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 첫째, 새로운 친구를 만나자. 둘째, 나의 영어를 일취월장 시켜보자. 셋째, 두 달 동안 찌운 살을 빼보자. ​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거의 스패니시들이라 나의 첫 번째 두 번째 목표들을 쉽사리 깨졌다. 나는 떠듬떠듬 스패니시를 말해야 했다. 다행히 세 번째 목표는 그런대로 이루어졌다. 세 달 동안 6 파운드 감량 성공. ​ 아무리 힘들..

눈 다래끼에 관한 발칙한 생각하나.

어릴 적, 눈에 다래끼가 나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항생제를 먹이시고 노랗게 농이 잡히기 시작하려는 눈언저리 그곳에서 눈썹을 하나 뽑으셨다. 그리곤 말씀하셨지. 작은 돌멩이 위에 이 눈썹을 올리고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작은 돌멩이를 올려놓으라고. 골목에 나아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돌멩이를 만들어 놓고 그리곤 숨어서 누군가 그 돌멩이를 발로 차기를 기다리는 거다. 그러면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돌멩이 두 개 얹어져 있는 그 형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발로 차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내 눈에 나려는 그 다래끼가 그 사람에게 가버리는 거라고... 이제와 생각하면 내게 오려하는 나쁜 것들을 남에게 보내버리는 참 치사하고 못된 짓이었다. 혹은 내 자식에게 오려는 나쁜 것을 버려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