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보고싶은 블루.

북아프리카 2023. 5. 14. 03:38

오전에 크리스마스 쇼핑을 다녀오다가,

집으로 거의 다 와갈 즈음 왼쪽 잔디밭에서 나이 든 할머니와 그녀의 아들인 듯한 남자가 팔뚝만 한 강아지와 노니는 것을 보고 차를 멈췄다. 차를 다시 후진시켜 파킹 라트에 파킹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강아지를 만져봐도 돼요? " 내가 물었다.

" 얼마든지요..."

겨우 팔꿈치에서 팔목까지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은 검은색 아기 강아지 ...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암컷의 미니컵 아기 강아지..

그 강아지를 보고 나는 울었다.

그 강아지를 품에 안고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우리 강아지 블루...

10 월 18 일 우리 곁을 떠났다.

태어난 지 한 달 즈음 우리에게 와서 16 년 하고 두 달 즈음을 살고 떠났다.

오늘 만난 "코코"라는 이 강아지는 블루와 너무 비슷한 색을 갖고 있었다.

검은 털에 가슴과 발끝에만 흰 털을 가진... 우리 블루와 너무너무 똑같은 털을 가지고 있는 검은 눈동자의 아기.. 코코의 주인과 블루 이야기를 하면서 코코를 품에 안고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블루가 떠나고 오랫동안 때때로 흘리던 눈물이 요즘은 좀 멈추었거나 싶었는데 오늘 코코를 보고 나는 다시 소리 내어 울었다. 전화기를 안 가져와서 집으로 들어와 다시 전화기를 들고나갔다. 내 울음소리를 듣고 아들이 뛰쳐나왔다. 동네 강아지를 안고 울고 있는 나를 아들이 와서 달랬다. 코코 사진을 찍고 한참을 쓰다듬다 집으로 돌아왔다. 코코 주인은 언제든 자기 집에 코코를 보러 와도 된다고 선의를 표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내 흐느낌은 계속되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가는 수많은 감정들..

기쁨, 슬픔, 고통, 상실, 절망, 희망, 그리움, 간절함, 사랑,,,,,,

시간이 약이라는 말...

다 뻥이다.

모든 지나간 감정들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내안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 아무 때고 건드리면 "펑~" 하고 터진다. 세월이 지나면 터짐의 정도가 좀 약해지긴 하겠지만...... 나 스무 살 때 우리 가족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아직도 때때로 내 안에서 "펑~" 하고 터지는 말이다..

아..

이왕이면 이제는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운 감정들보다 기쁘고 달콤하고 행복했던 기억들만 " 퐁~퐁~퐁~" 내 안에서 터져줬으면 좋겠다.

아..

오늘 너무 울었더니 머리가 아프다.

블루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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