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백수 일기 1 .

북아프리카 2023. 5. 12. 06:44

 

 

 

삼 개월 힘들게 일하던 일을 그만두었다.

지난해 제니퍼가 떠나고 두 달을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져 지냈다.

그러다 몸을 혹사 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고 쉽게 고용이 되었고 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밤에 가서 밤새도록 몸으로 일을 하고 이른 아침에 퇴근하는 일...

그 일을 시작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새로운 친구를 만나자.

둘째, 나의 영어를 일취월장 시켜보자.

셋째, 두 달 동안 찌운 살을 빼보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거의 스패니시들이라 나의 첫 번째 두 번째 목표들을 쉽사리 깨졌다.

나는 떠듬떠듬 스패니시를 말해야 했다.

다행히 세 번째 목표는 그런대로 이루어졌다.

세 달 동안 6 파운드 감량 성공.

아무리 힘들어도 세 달은 버틴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 악착같이 버티다 딱 세 달째 퇴사했다.

요즘은 여기저기 아픈 몸을 힐링하며 널널하게 보낸다.

,

,

근 백만 년 만에 책을 오더 했다.

요즘은 전자책으로도 쉽게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나는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관심이 있거나 배우려는 의지를 별로 갖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내게 있어 책은 종이 냄새 폴폴 풍기며 활자를 하나하나 문장을 하나 읽어가면서 내 손에서 넘겨지는 책장의 사그락거리는 소리와 그 쏠쏠한 느낌을 좋아한다.

요즘 딸내미가 이사 나간 방에 책상과 책장 그리고 데스크톱 컴퓨터를 놓아 서재처럼 꾸몄다.

책장을 새로 들이면서 오래된 책들을 정리했다. 모 그렇다고 내가 책을 엄청 쌓아두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사는 곳이 사는 곳이다 보니 한국 책들 구하기도 어렵고 한국방문할 때마다 반찬거리 대신 캐리어에 무겁게 들고 온 책들과 캘리포니아에 있는 서점에 오더 해서 한 달쯤 기다리면 받아보는 책들...

그 책들 중에 오래된 책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서점을 접속해 이틀에 걸쳐 심사숙고해서 몇 권의 책을 오더 했다.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미셜 슈나이더.

풍경과 상처............. 김 훈.

하얼빈........... 김 훈.

쇳밥 일지........... 천현우.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14회 젊은 작가 상 수상작품집 ( 2023 )

살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추천 책이 있으면 메모해놨다가 읽는 경우가 많다.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가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김훈 님의 책은 당연히 내 오더에 우선순위다.

쇳밥 일지와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도서라 관심이 갔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서점의 추천도서이며 베스트셀러라고 하기에... 젊은 작가 상 수상작품집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필력이 보고 싶어서..

책이 오려면 아직 2 주에서 3 주를 기다려야 한다.

책장을 하나 더 오더 해야 하려나?

빠닥빠닥한 표지를 달고 내게 달려오는 책들..

기다림의 기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