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내안에 수다.

"홍준표 법" 을 아시나요 ?

북아프리카 2022. 12. 16. 23:30

 

 

어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나, 나랑 애들이랑 며칠 전에 대한민국 국적이 완전히 상실됐어. 나 이젠 정말 완전 미국 시민이 되었네.

그게 별거 아니라고 살아가기 위해 아이들 앞날을 위해 종이 나부랭이 정리해 놓는 거라도 생각했는 네, 막상 국적상실이 되었다 하니 기분이 좀 그러네... 이제 돌아갈 조국은 없는 건가? 나 그냥 이 나라에 뼈를 묻어야 하는 건가? 하하하...."

 

남동생은 시민권자인 올케와 결혼하면서 영주권을 얻었다. 결혼 후 2000년에 남자 조카가 태어나고 2 년 터울로 여자 조카가 태어났다. 남자 조카애는 올해 12월에 만으로 18 살이 된다. 일 년 있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한다. 그 아이가 어떤 진로를 결정할지 아직 모르는 상황인데, 남동생 부부는 작년부터 대한민국 국적상실을 하기 위해 한국에 계신 엄마에게 필요한 서류를 보내고 받고 하면서 준비를 했다. 남조 카가 태어날 때 남동생은 미국 영주권자 신분이었다. 조카들이 태어날 때 부모 중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아무리 미국에서 태어난다 하더라도 아이들도 자연스레 한국 국적을 갖게 되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태어나면서 이중국적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대학 진학을 하게 되거나 연방 공무원이 되거나 웨스트포인트 같은 군사 학교를 나와 직업군인이 되고자 할 때 아이들이 한국 국적을 가진 한국 사람으로 간주되어 그쪽으로 진출을 할 수 없다.

 

남동생은 지금 미국 시민권자다.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날 때 영주권자 신분 때문에 아이들이 한국 국적을 갖게 되었고 미국에서는 지금 아이들이 가진 이중의 국적에서 한국 국적을 우선 적용한다. "홍준표 법" 이 생기기 전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미국인으로 간주해서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그런데 그 법이 생김으로 부모의 국적을 아이들이 자동적으로 갖게 되고 그 국적을 우선시 간주하게 되었다. 아마도 반이민 정서에 영향이 있는듯하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남동생이 먼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리고 이제 곧 18 세가 되는 남자 조카와 16 세가 되는 여자 조카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자, 미국 국적을 갖게 되었다.

 

내 아이들은 1996년과 1997년에 태어났다. 내 아이들에게는 그 법이 적용이 안되기도 하고 다행히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무사했다. 만약 나도 내 아이들을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다면 아이들은 이중국적이 되는 거고 내 아들도 18세 되기 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37세 이전에 한국 입국할 시 군대에 입대를 하거나 미국에선 공무원이나 군인 그런 쪽으론 아무런 진출을 할 수 없는 한국 국적자가 되는 거였다.

 

궁금해서 인터넷 서치를 해보니, 90 년대 중반부터 말까지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한국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을 막고자 홍준표 의원이 발의해서 통과시킨 " 홍준표 법"이라고 한다. 원정 출산을 막고 원정 출산으로 출생지주의인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해 저절로 아이를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고 나아가 남자아이들 경우 병역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쐐기를 박고자 하는 법으로 발의를 했으나 지금 그 법은 힘들게 미국에 정착해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엄청나게 많은 미국 이민자들과 그 2 세들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게 하는 기가 막힌 법이 되어 버렸다.

 

취지는 좋았을지 모른다. 자식을 미국 시민을 만들고자 임신한 배를 갖고 비행기에 오르던 많은 임산부들을 막아낼 수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에 이민 와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이민자들과 그 2 세들에겐 눈물을 머금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시카고 사는 외사촌 여동생도 남동생과 비슷한 시기에 아들과 딸을 낳았는데 그 여동생도 작년에 이미 비행깃값을 써가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대한민국 국적상실을 처리했다고 한다. 물론 여동생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 내 알기론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고 그래서 대한민국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를 많이 낳는 가구에는 각종 혜택도 줘가며 아이 낳기를 권하고 있다고 하는데, 몇 년이 지나면 인구 절벽에 이른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이중국적 일 만정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인구가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는데 일조하는 걸 홍준표 법을 만드신 분은 알고나 계시는지.....

 

인터넷 서치를 하다 보니, 미국 이민 와 살면서 듣도 보도 못한 " 홍준표 법 " 때문에 부모가 황당하게 아이들의 앞길을 막아버린 분통 터지는 일들도 많았다. 아들 낳았다고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는데 아들이 성장해서 그가 원하는 미 육군사관학교 입교를 했다. 그러나 졸업을 일 년을 앞두고 퇴교 통보를 받았단다. 한국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자라는 거.... 소위로 임관을 해도 보직을 주지 않아 진급조차 할 수 없는 거... 부모는 분통이 터지고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버렸다.

 

올케가 남동생의 국적 포기를 위해 한국 출입국 관리소를 찾았을 때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만났단다. 외모도 완전 미국 백인이었던 그 아이는 연방정부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공부 중인데 지원을 하려다 보니 자신이 엄마의 국적을 따라 한국 국적자라고 나왔단다. 공무원 시험을 지원하고자 엄마가 국적을 포기하고 그리고 자신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러 왔더란다. 한국말도 못 하고 생긴 것도 정말 백인인 아이가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꼼짝없이 한국 군인으로 징집될 수도 있다고....

 

소크라테스가 그랬다지...

 

"악법도 법이다 "라고..........

독주를 마시고 사형당했다지?

 

"악법도 법이다 " 라면, 얼마나 많은 재외 동포, 아니 미국에 사는 셀 수 없이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완전한 미국인이 되어야 만족할까?

 

남동생과 올케는 나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어릴 적에도 교회 한글학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아이들에게 한글과 한국의 문화들을 공부시켰다. 조카들은 한국말도 잘하고 읽고 쓰고 다 잘한다. 물론 집에서는 한국 음식을 꼬박꼬박 만들어 먹는다. 비록 미국에 살지만 한국인임을 절대로 잊지 않고 살고 있다. 며칠 전 대한민국 국적이 완전히 상실되었다는 서류를 내게 사진 찍어 보내주면서 걸려온 전화에... 남동생이 묻는다..

 

" 누나...... 나... 왠지 대한민국한테 버림받은 거 같은 기분이 들어. 하하하... 수구초심이라는데 나 늙어서 돌아갈 조국이 이제 없는 거 같은 기분도 들고 암튼 "국적상실"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콕, 하고 박히네... "

 

기억해 주길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지 않는 국적상실로 대한민국 국민임을 포기하고 있는지..

"홍준표 법" 악법도 법이니 이렇게 깨어지고 무너지고 허물어져 가면서 지켜야 하는 건지?

빈대를 잡기 위함이라면 딱! 빈대만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덧붙여 : 정말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을 비주류로 진출시키려는 많은 재외 한국 동포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아이들이 좋은 인재가 되어 그들의 엄마와 아빠의 조국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상처보다 도움이 되는 조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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