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AFRICA.

북아프리카 2023. 5. 19. 03:43

 

 

초등학교 때 기악 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선생님은 자기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셨었다. 그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악기는 작은북이었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는 오르간을 치게 되었고 다른 친구가 작은북을 치게 되었다. 그때 나는 허리에 작은북을 매고 드럼 치듯 북을 울리는 친구가 많이 부러웠었다. 그 후로도 여러 가지 악기 중에서 나를 사로잡는 건 언제나 드럼이다. 듣기는 피아노 선율의 음악도 좋아하지만 마음이 가고, 아니 가슴을 뛰게 하는 건 역시나 드럼 소리가 강하게 들어간 음악들이다. 드럼 소리는 다른 악기와의 조화로도 음악에 힘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드럼 그 혼자만의 연주로도 난.. 너무 좋다!

TOTO .

어린 시절...

전축이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가면서 그 친구에게 선물했던 엘피 판이 TOTO였다.

TOTO를 알아서 선택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이름이 쉽고 재미있어서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친구 집에서 포장지를 벗기고 엘피를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계집아이 셋이서 그렇게 첨으로 토토를 들었다. 그때 들었던 곡 중에 "AFRICA"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은 없다.

 

AFRICA

언제 처음 토토의 아프리카를 들었는지 기억은 없다.

하지만 언제 이 음악이 내게 왔는지 그때는 기억이 난다.

노을이 지는 하늘을 앞에 두고 하이웨이를 운전하는 중이었다. 하늘은 짙고 옅은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드럼 소리가 들렸다. 멈추어 있는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행하는 CPR처럼...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내 심장을 다시 쿵쿵 거리며 뛰게 하는 내 영혼에 CPR 같은 드럼 소리... 나는 그렇게 TOTO의 " AFRICA "를 만났더랬다.

 

SAHARA

오래전 사하라 사막을 도보로 일주일 동안 횡단인지 종단인지 하는 사람들을 찍은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사막.. 자갈밭.. 찌는 더위..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기루.. 그리고 오아시스... 흡사 내가 살아가는 인생도 저 사막 같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에 살점이 녹아 문드러지는 아픔을 갖고도 어쨌든 걸어 앞으로 나가야만 하는..

우주가, 지구가, 자연이, 세상이 아무리 크고 위대하다 해도 사람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만약, 언제든, 뜨거운 태양 아래 끝없는 모래사막 같은 시간을 건널 때.. 나를 일어서게 하는.. 내 심장을 우렁차게 뛰게 하는 드럼 소리.... 내 심장의 C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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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때가 된다면 토토의 아프리카를 들으며 노을 지는 아프리카 평원을 달려보는 날이 있을까? 있겠지?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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