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멀리 사는 친구와 장시간 수다를 떨었다.
그녀와 같은 대륙에 살아도 시간대가 달라 한 달에 한 번도 통화가 어렵지만 , 그녀는 내게 가장 가깝고 오래된 친구 중에 하나다.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 무심한 나. 그녀가 전화를 걸어야 겨우 대답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욕을 바가지로 먹고 그간 쌓였던 회포를 수다로 풀었다.
" 언니, 형부 랑은 어때? 아직도 싱글보다 더블이 좋아? "라고 묻는 내게 ,
" 응 , 그래.. 좋아... 음.... 그 사람은 내게 " 잠옷 " 같아 잠잘 때 편하게 걸치고 잘 수 있는.... 잠옷 같은..."이라고 그녀가 대답했다.
잠옷 같은 사람이라?
잠잘 때 안 입고 자기는 왠지 민망스럽고 차려입고 잘 수는 없으니 그냥 편하게 입고 자는 옷...
밤에 내 살갗의 가장 민낯에 스스럼없이 닿을 수 있는 옷..
입고 자다가 좀 불편하면 훌러덩 벗어서 던졌다가 다시 주워 입어도 아무 상관없는 옷...
이쁠 필요도 야시시할 필요도 없이 조금은 낡고 유행에 뒤떨어져도 그냥 입어도 누가 뭐라지 못하는 옷...
굳이 밤에 잘 때가 아니라도 집에 편히 있을 때 걸치고 뭉개도 내게 항의하지 않는 옷...
뭐가 묻어 얼룩이 져도 별로 화가 나거나 신경 쓰이지 않는 옷...
그래도 추운 날 포근하게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 필요하지 않은 듯 하지만 없으믄 무척이나 아쉬운.... 잠옷...
"그니까 너도 패셔너블한 잠옷 말고 그냥 편안하게 입고 뭉갤 수 있는 " 잠옷 "을 하나 얼릉 준비하도록 혀봐 ! " 그녀가 까르르~ 웃었다.
췟 ~
여기는 더워서 잠옷 안 입고 자도 암시롱도 안 하는데... 모...
오히려 성가시고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고.... 그까짓 "잠옷" 없어도 암시롱두 안 하는데..... 모...
잠옷,
필요할까?
제대로 된 잠옷을 안 입고 잠들어서 내가 종종 감기에 걸리는 걸까?
이 나이에 ....?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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