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사소한 금기를 깨고.....

북아프리카 2023. 5. 21. 03:45

 

 

주중 5 일을 흠뻑 땀이 날 정도로 gym에서 뛴다.

40 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한 20 분 정도 이것저것 갖고 논다.

5 일 동안은 먹는 것도 하루 두 끼 정도로 제한을 하고 한 끼는 밥이나 탄수화물을 먹고 한 끼는 단백질과 채소를 먹는다.

굳이 살을 빼고자 함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운동으로 체력을 보충해 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두어 달 전부터 시작을 했다. 살은 그리 쉽게 빠지지 않지만 그런대로 기분이나 느낌 그런 것들이 상쾌함을 느낀다.

문제는,

주 5 일은 그렇게 나를 조이고 토요일 일요일 주말은 널널하게 좀 봐주자 하는 생각...

그리하여,

오늘 일요일 늦은 퇴근을 하고 점심을 건너뛰고 내가 선택한 비장의 저녁은 라면!

물을 끓이고 같이 넣을 야채를 준비하고 스프롤 먼저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할 때 라면을 넣고 준비한 야채를 넣고 마지막 파를 송송 뿌리고 물을 끄기. 그리고 김을 바삭하게 구워 부스러트려 넣는다. 먹기 준비 끝! 나는 푹 ~ 퍼진 라면보다 꼬들꼬들 라면을 좋아하는 파다.

컴퓨터에 한국 드라마를 켜고 책상 위로 라면 그릇을 가져다 놓고 수저 위에 라면을 또르르 올리고 먹기, 젓가락에 돌돌 말아먹기, 그냥 후루루 빨아먹기. 수저로 부스러기 라면 떠먹기, 수저와 젓가락을 이용해 스파게티 먹듯이 돌려먹기....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며 나의 라면 먹기가 끝났다. 언제부터인가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는 라면 한 그릇에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었다.

그리곤,

덜 퍼진 라면이 위장에서 퍼지기도 전에 5 등급 허리케인처럼 밀려드는 후회....

아.... 괜히 먹었다 ..... 낼 아침에 팅팅 불겠구먼..... 아..... 샐러드 한 접시나 먹고 끝낼걸...... OTL..

운동을 시작하면서 아들이 내게 정해준 금기음식이 몇 개가 있다.

흰쌀밥, 밀가루 빵, 피자, 중국음식, 햄버거, 베이컨, 버터가 많이 들어간 내가 좋아하는 숏 브레드, 던킨 도넛, 블루베리 스콘, 기타 등등................ 그리고 라면,

나는 오늘 나의 금기를 깼다.

왜 하지 말라는 건 또 그렇게 유혹적이고 설레게 하는지... 원....

내일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두려울 것이다.

내일 거울 앞에 서는 게 겁날 것이다.

새삼,

라면이 가진 놀라운 유혹의 힘에 놀란,

라면 한 그릇 빵빵하게 먹고 그래도 좋아서 배 두드리는... 나.

그대는,

라면 한 그릇만큼도 나를 설레게 하지 못하는가?

나는,

그대에게 라면 한 그릇만큼 유혹적이지 않은가?

나는,

라면을 디마따리 잘 끓이는 여자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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