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블로그 유감.

북아프리카 2024. 4. 11. 02:33

 

내가 처음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서 온라인상에 내 이야기를 주절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다음( Daum ) 에 가입을 하고 , 카페 가입을 하고 사는 이야기를 살살 올리다가, 다음 플래닛 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교류하며 글을 썼다. 별거 아닌 글에 호응하며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좋아서 열심히 썼다. 
 
그러다 플래닛이 없어지고 다음 블로그로 다 옮겨졌다. 
나는 한군데 짱 박히고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사람이라 플래닛의 열정이 조금 사그라들면서 블로그 생활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적은 친구들 과의 교류만을 하면서 멀리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들과 생각들을 글로 남겼다. 
 
또 그러다 ..... ( 세상이 변화하므로 발전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왜 지나간 것들을 없애고 지워가면서 변화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 
다음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중단 하면서 티스토리로 다 이사를 하게 되었다. 너무너무 아쉽고 분통 터지게도 블로그에서 친구들과 나눴던 진지한 댓글과 편지와도 같았던 방명록의 모든 기록들이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그야말로 분통이 터졌다. 
 
정나미 떨어지는 티스토리에는 어쭙잖은 내 글들만 남았다. 
 
요즘 시간이 남아 도는 백수라 오래전부터 천천히 하고 있는 티스토리 글들을 정리하는 일들을 한다. 
하다 보니 방문자도 가끔 있고 내가 그 방문자들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일도 있다. 그러면서 느끼는 거....
예전엔 내 블로그 방문자들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나보다 훨 글도 잘 쓰고 읽을만한 글들이 많이 참 좋았었는데 ( 실제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들중 몇몇 큰 문예지에 등단을 했고 시집을 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
요즘은 다른 이들의 티스토리를 가보면 엄청난 구독자들과 엄청난 광고들 엄청나게 돈 버는 일들이 도배되어 있다. 가끔 비밀 댓글을 달아놓는 이들은 거의 자신의 블로그 방문 요청을 하거나 뭔가를 판매하는 블로그가 대부분이다. 내 글에 대한 공감에 대한 댓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이런 말을 하는 거 보니 나도 역시 꼰대 혹은 늘그니란 소리를 들을 나이가 되었나? 싶다. 
 
씁쓸하다. 
 
나는,
그저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살면서 느끼는 작은 감상들 느낌들을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이웃들을 바랐는데.....
 
그,
작은 햇살 같은 , 혹은 살랑이는 바람 같은 , 혹은 푸근한 손길을 가진 이웃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오늘도 어쭙잖은 글들을 뒤적이며 정리하며 나는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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