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다시 취직이 되었다.
한 달여 전쯤에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 시간이 무료해서 파타임 잪에 대한 어플라이를 했었는데 아무 데서도
연락이 없길래 .. 아 .. 이렇게 나는 은퇴의 수순을 밟는구나 싶었다. 쿠웨이트 파견 나간 딸아이가 돌아오면 내년 쯤에 미루어 두었던 한국 여행을 가서 한 두어 달 은퇴준비를 해놔야 되겠다 싶었는데 .. 난데없이 전에 몇 번이나 퇴짜를 맞았던 컴퍼니에서 비로소 연락이 왔다. 인터뷰하고 백그 라운드 책 업하고 오리엔테이션 하고 세 번의 트 레이닝을 하고 있다. 성질 죽이고 가늘게 길게 은퇴 때 가지 다녀보자 한다.
2. 두 달 후면 딸아이가 돌아온다.
무료한 시간들을 싫어하는 딸은 다니던 병원 일을 잠시 접어두고 현역으로 10 개월 동안 쿠웨이트로 떠났다.
가서 처음 몇 개월은 가까운 다른 나라로 지원도 나가고 재미있어하더니 무더운 날씨와 자리 잡힌 일거리에
다시 심심해졌다 보다. 그래도 다행히 10 월이면 집으로 돌아온다. 다니던 병원 근처에 아파트를 새로 계약
했다. 창고에서 짐을 빼서 새 아파트로 이사해 줘야 한다. 큰일이 남았다.
3. 3 개월 전쯤에 오더 한 책들을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겨우 정지아 님의 " 아버지의 해방일지 " 하나를 끝내고 잠들기 전에는 아직도 읽을 때는 이해되지만 책을 덮고 나면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 "총, 균, 쇠"를 읽는다. 잠 오는 데는 아주 직빵이다.
4. 남의 나라 땅에 ( 아니 나는 이 나라 시민권을 가졌으니 굳이 따지자면 이곳은 나의 나라이다 ) 오래 살다 보니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한 번쯤 먼발치 에서라도 만나보고 싶다 생각했던 사람들의 부고를 본다.
며칠 전엔 가수 김민기 님이 세상을 버렸다. 대학 시절 그분이 만들었던 노래들을 많이 흥얼 걸렸는데....
나는 한때 386 세대였다. 30 대 80 년대 학번을 가진 60 년대 태어난 사람들을 한때 386 세대라 불렀다.
내가 30 대였을 때 83 학번을 가지고 유신이 무너지고 수많은 군중과 학생들,넥타이 부대가 종로와 광화문에서 눈물을 쏟으며 목이 터져라 불렀 던 노래들..... 김민기 님의 노래들이었다. 대학 1 학년때 "친구" 라는 노래를 노 을이 지는 강의실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던 호준이는 며칠 후 군대 를 갔다. 호준이는 뭐 할까 지금 ?
그의 부고를 보고 지난 나의 시간들이 주마등 처럼 흘렀다. 이제 다시 만나 볼수 없는 이...슬프다
5. 두 달 후면 내가 돌보던 고양이 바나나는 딸아이에게로 돌아간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딸아이에게 왔고 6 개월가량 같이 있다가 내가 지난 추수감사절 무렵부터 데리고 있었다.
나와 보낸 시간이 더 많다. 요즘 나나를 보면서 내 마음을 보면 신기하다. 고양이를 아주 싫어하고 괜히 무서워하 던 나였는데 ... 잠든 나나에게 얼 굴을 비비대며 생각한다. 내가 고양이를 그것도 까만 고양이를 그것도 못생긴
고양이를 이렇게 이뻐하고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 미움이나 혐오는 영원 할수 없다. 그러니 평생을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 혐오를 가지고 산다는 건 목숨을 거는 일만큼 힘든 일이다.
.
.
.
그리하여,
내 남은 생애 ... 어쩌면 한 번쯤 다시 ... 예전에 죽어라 밀어내던 마음 하나쯤을 다시 내 마음에 들여놓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잡생각을 해본다.... 잠시 아주....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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