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Today chat.

착 각.

북아프리카 2024. 9. 18. 09:38

 

이런 얘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중국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시끄럽다는 글이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건 정말 모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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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전 부터 제법 큰 유명 매장에서 근무 중이다.

파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그리 바쁘게 힘들게 일하진 않고 그저 가끔 출근을 해서 5 시간이나 6 시간 정도의 매장 일을 한다.  캐쉬어를 볼 때도 있고 피팅룸에서 일할 때도 있고 플로어 정리를 하기도 한다. 

 

내가 사는 곳은 남미와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유난히 남미 쪽 이민자들이 많다. 

영어를 못해도 한국말하면 살 수 있다는 로스앤젤러스 처럼 여기도 영어는 못해도 스페니쉬를 할줄 알면 살수 있다.

 

나는 요즘 가끔 멀미를 한다. 

가족을 중시하는 남미 쪽 사람들은 쇼핑도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아버지, 엄마, 그리고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 그리고 두세 명 되는 아이들.....

또는 친구들 여럿이 몰려 다니며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며 ...

그들이 쇼핑하면서 하는 말과 행동들에 나는 심한 멀미를 느낀다. 

 

그들이 얼마나 말이 많은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건드리고 얼마나 많은 서로의 의견을 묻고 말하는지.....

얼마나 말이 빠르고 얼마나 많은 말들을 해 대는지.. 특히나 유치원생 이거나 저학년 아이들은 얼마나 " 빠빠 ~ 마마~"를 불러대는지... 나는 그들의 수많은 말들의 홍수에 빠져 숨이 턱턱 막히고 멀미가 난다. 

 

착각.

 

부모는 사랑스러운 자신의 자식이 남들에게도 사랑스러울 거라는 착각에 빠져 사는 거 같다. 

그런데 실은 내 자식은 나에게만 사랑스럽고 모든 게 다 용서가 되고 이쁘고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자랑스럽겠지만 실은 남들에게는 그리 관심이 가거나 사랑스러워 못 견디는 존재들이 아니다. 쇼핑센터나 식당 다른 공공장소에서 버릇없이 나대는 아이들을 제재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보면 그들의 무지와 비매너와 자유스러운 착각에 화가 치민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겠지만 대다수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흘낏 보고 혹시나 나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르는 경계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 우리 강아지는 안 물어요~~ "라며 어림 반푼 어치도 안되는 착각에 빠져 다른 이에게 참담한 피해를 주는 사람들의 몰상식함이 역겹다.

 

내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이쁘다고 생각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턱을 앞으로 내밀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제멋에 사는 잘난 척하는 재수 없는 우주에서 먼지만큼의 존재감 정도의 생명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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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나 배려심이나 공중도덕에 대한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은 채 아이들을 방목하며 난리 법석을 부리는 아이들의 소리침에 멀미를 느끼며.... 나는 아무리 착각도 자유지만 그 자유가 너무 방종됨에 가끔 분노한다. 

 

나이를 먹으니,

둥글어지기 보담 거슬리는 거에 더 발끈하는 나 자신에 혀를 끌끌 찬다. 

 

 

 

 

사족 : 한국말이 얼마나 듣기에 부드럽고 우아한지 새삼 자부심이 끓어넘친다. < ------  이것도 "착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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