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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 그리고 더하기.

1. 이.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 치과 진료를 받았다. 몇 개월 전에 싱싱한 오이를 베어 물다가 앞니 위쪽 잇몸을 다쳤다. 그 후로 가끔 그곳이 붓고 피가 나고를 반복했다. 아주 신경 쓰이고 짜증 나곤 했다. 얼마 전부터 이가 흔들렸다. 덜컥 겁이 나서 코로나가 시작될 즈음 치과 진료를 했다. 의사는 발치해야 한다고 했다. 발치하고 브리지를 하던지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충격이었다. 신체발부는 수지 부모라고 엄마 아버지한테 물려받아 오십 년 넘게 썼던 신체 일부분을 없애야 한다니.... 진통제와 항염증약을 처방받아 왔다. 그리곤 코로나가 기승을 떨면서 shout down 오더가 내렸다. 한 달 반 동안 그냥저냥 버텼다. shout down 오더가 서서히 풀리면서 다시 진통이 시작..

블루베리 머핀을 먹다가...

아침이 바빠서, 출근하다가 던킨도넛에 들러 커피와 블루베리 머핀을 사다. 잊고 있다가 늦은 브런치로 블루베리 머핀을 먹다가,,, 블루베리. 이름 그대로 아주 진한 푸른빛, 검정에 가까운 푸른빛을 가진 블루베리를 넣어만든 머핀. 손으로 떼어먹다가 전혀 블루가 아닌 빛깔들을 보고 나는 놀랐다. 진한 자줏빛 혹은 보랏빛 또는 밝은 붉은빛. 블루베리 안에 숨겨져 있는 각각의 빛깔들이 하얀 밀가루와 반죽이 되어지고 설탕이 들어가고 오븐에서 열게 가해져서 머핀으로 태어났다 .블루베리 안에는 블루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참 미련한 구석이 많다. 혹은, 나는 참 고지식하거나 선입관이 강하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거나 고정관념이 세거나 단순한 아메바성 기질이 강한 듯하다. ​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상..

미트로프를 구우며...

일주일 전 같이 사는 딸내미가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 토요일에 같이 주방에서 딸내미 생일 축하 음식을 같이 만들며, 먹으며 그랬는데 일요일 새벽에 내 방문을 노크하며 "엄마 나 코비드 양성이야~"라고 말했다. OMG ~~~~`@,@ 일요일 아침에 나도 테스트를 해보니 나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따로 또 같이의 동거를 일주일 했다. 딸은 처음엔 목이 아프고 하룻밤 새 오한이 들어서 추웠고 머리가 기분 나쁘게 좀 아프고 온몸이 몸살처럼 살살 아프고 그렇게 24 시간 정도 아프더니 괜찮아졌다. 딸과 나는 부스터 샷까지 접종을 마쳤다. 일주일 내내 아침마다 나는 계속 테스트를 했고 계속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일주일이 지나고 전염력이 없어진 딸내미가 내게 주문한 저녁 메뉴는 미트로프.... 다진 소고기를 볼에 넣고..

마음 회수.

오랜만에, 오래된 친구와, 오랜 시간 통화를 했다.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었던 사람과의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귀에 땀이 촉촉이 배이도록 들어줬다. ​ 그녀는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그와의 시간들을 내게 다 끄집어 내어 이야기하는 걸로 그녀의 이별의식을 치르는듯했다. 둘의 시작부터 만남 그리고 함께한 낱낱의 시간들이 전화기를 통해서 멀리 바다 건너 졸린 눈을 비비며 귀를 세우고 있는 내게로 넘어왔다. ​ 그녀가 물었다. "어떻게 그의 전화를 외면하고, 얼마큼 그와의 소통을 참고 견뎌야 잘 떠나보낼 수 있을까? " ​ 내가 말했다. "건너간 마음들이 있는데 ....회수하려면 아마도 함께 했던 그만큼의 시간을 걸리지 않을까요? " . . 함께한 인연을 온전히 떠나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마도 함께한 시간 만큼의..

마르타의 결혼식.

지난주, 일주일에 한 번씩 사무실 청소를 해주는 마르타가 결혼을 했다. 올해 50세가 된 그녀는 10 년 넘게 미국에서 살아온 멕시코계 불법 체류자다. 10여 년 전 남편과 네 아이들을 데리고 불법 입국한 후남편은 나 몰라라 이혼을 해버리고 그녀는 네 아이들의 엄마로 억척스레 살았다. 그래도 여전히 그녀는 불법 체류자다. ​ 그녀의 새신랑이 된 남자는 올해 딱 91세가 된 미스터 루이스... 그는 남미계 미국인 영주권자다. 아들이 죽고 난 후 미국 며늘에게 갖은 구박과 폭력에 시달리다가 마르타를 알게 되어 너싱홈으로 옮겼다. ​ 독실한 기독교인인 마르타는 루이스의 딱한 처지를 듣고 순수하게 그를 도왔다. 그를 며느리 집에서 데리고 나와 사회복지사와 연결시켰고, 그를 안전한 너싱홈으로 옮겨줬다. 그런 마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 연 인.

연인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공쿠르 상 수상작. 베트남에서의 가난한 어린 시절, 중국인 남자와의 광기 어린 사랑을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되살려 낸 자전적 소설이다. 1992년 장자크 아노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된 이 작품은, 1984년 '연인'을 초역해 국내에 소개한 김인환 교수가 다시 우리 말로 옮긴 새 번역본이다. 1929년 프랑스령 베트남. 가족과 함께 방학을 보낸 프랑스인 소녀는 기숙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메콩 강을 건넌다. 난간에 홀로 기대서서 강물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은 남성용 중절모와 생사 원피스, 굽 높은 구두 차림에서 풍기는 조숙하고 독특한 분위기로 같은 배에 타고 있던 부유한 중국인 남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소녀는 남자의 제안..

"매디슨 카운티 다리" 중에서 ...... 로버트 제임스 윌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매디슨 카운티의 추억(노트포함)(전2권) - 저자 로버트 제임스 윌러 출판 시공사 출판일 2002.10.10 " 유클리드의 이론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다.. 두 개의 "평행선" 은 이 세상 끝까지 가도 영원토록 만나지 않는다고? 정말로 그러할까? 평행선이라 하더라도 저 아득한 어느 한순간 만나지 않을까? 마치 소실점에서 선들이 만나듯이.... 나에게는 이것이 한낱 가정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하나의 사물이 그 자신의 존재를 상대방의 존재에 투척하여 "하나"가 되는 시점이 올 것만 같다. 두 올의 실이 하나로 얽혀지듯이.... . . . . 나는 이러한 " 만남"으로 그 품으로 그 "만남"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 모든 힘을 다해 나의 그 모든 ..

"사랑을 믿다" 중에서 ...... 권여선.

권여선....." 사랑을 믿다 " 중에서..... ​ ​ ​ "일 년 전 그녀는 어떻게 숨 쉬었던가. 그녀에게도 살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던가. 물론 있었을 것이다. 결코 희망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아 그녀가 그것을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말이야.” 그녀의 말에 친구가 처연히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주위를 돌아보면 여전히 뭔가 남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대관절 뭐가 남아 있다는 거야?” “글쎄, 그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별로 보잘것없는 것들이긴 하지.” “그러니 무슨 상관이야?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 남아 있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 친구가 한 손으로 과장되게 허공을 그렸다. “아니! 보잘것없어! 정말 보잘것없는 것들만 남아 있지!” 친구는 멍한..

I was born to love you ...... Queen.

I Was Born To Love You 아티스트 Queen 앨범 Made In Heaven 발매일 1970.01.01 호기심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동정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책임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무료함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외로움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본능이 사랑의 옷을 입기도 하고, ​ 어느 날, 그 옷을 벗어 버렸을 때 ........ 어디에도, 사랑은 없다 ​ ​ I was born to love you 난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With every single beat of my heart 매 심장박동마다 말이예요 Yes, I was born to take care of you 그래요, 난 당신을 지키기 위해 태어났어요 Every single d..

바람처럼 자유롭게 ( Free as the wind)...... Engelbert Humperdinck.

Free As The Wind 아티스트 Engelbert Humperdinck 앨범 My Love 발매일 1970.01.01 ​ 빠삐용.... 평생에 걸쳐서 자유를 향한 열망으로, 결국은 작은 뗏목에 몸을 의지한 채 바람처럼 자유롭게 파도 속으로 달려들었던 그는, 그가 원하는 자유를 얻었을까? 자유로워진 후 그는 진정 행복했을까? 완전한 자유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유배된 섬에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작지만 그곳에서 그가 누릴 수 있는 만큼의 자유를 누리며 살았을 그의 친구는 주어진 만큼의 자유 속에서 만족하고 행복했을까? "완전히 홀로 자유롭고 싶은 욕구와,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속박당하고 싶은 욕구 " ​ ​ 나는, 어느 욕구를 앞에 놓고 사는 걸까? 그대는, 어느 욕구를 앞에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