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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사랑 ...... 자우림.

꿈을 꾸었다. 나는 그의 첫사랑이었다. 어린 시절 만나 몇 년을 오누이처럼 지내다가 어영부영 그의 여자가 되는 게 싫었던 스무 살을 갓 넘긴 나는 그와 헤어졌다. 꿈에서 나는 그와의 결혼을 앞둔 신부였다. 가족이며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을 앞둔 나를 축하하면서 지나갔다. 나는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내 안에 그와의 사랑의 결실을 담고 있었다. 꿈인 줄 모르면서 꿈속에서 나는 수줍게 행복했다. 잠에서 깨었다.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중년의 아줌마에게 이 무슨 망측한 꿈인지 원~~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서 쉽사리 다시 잠들지 못했다. "꿈속의 사랑" 이었다. . . .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서 죄를 지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가? 이 넓은..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A 장조 ...... 영화 " Out of Africa " 중에서.

카렌 블릭센 이라는 여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1985년 시드니 폴락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Out of Africa" 에 나오는 카렌과 데니스의 비행 중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메릴 스트리프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함께 찍었던 영화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두 남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요즘은, 가끔, 이런 생각도 듭니다. ​ 전 생애를 살면서 "사랑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며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 사랑을 이룬다는 건 어쩌면 내 온 생애를 "이루어" 나간다는 거와 같은 의미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이루고, 형제와의 사랑도 잘 이루고, 내가 낳은 아이들과의 사랑도 잘 ..

Dear Somebody ...... 두 교황 이야기.

올해도 이틀 남은 마지막 휴일의 오후다. 소리도 내지 않은 아주 조심스러운 비가 내리고 있어. 나이가 들면서 나는 괜히 센티한 기분이 들게 하는 비가 싫더라. 나는 그냥 덥더라도 쨍~쨍~한 날이 좋아. 그래도 오늘 조용한 비는 제법 참아 줄만 하다. 지금은 소리 내기 보다 침묵하고, 들뜨기보다 가라앉고, 뛰거나 걷기보다 앉아서 잠시 생각에 잠겨야 할 때.... " Alexa "에게 Queen의 음악을 부탁하고 네 이름을 부른다. Dear S. "The two popes ( 두 교황 ). 며칠 전, 넷 프릭스에서 "두 교황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봤어. 구글링을 통하면 대충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궁금하면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찾아보렴... 교황이라는 직위는 숨질 때 가지할 수 있는 가톨릭 최고의 수..

Sweet ...... Cigarettes After Sex.

​ ​ ​ ​ 오래전 영화를 보다 보면 종종 남녀가 침대에서 사랑을 나눈 후, 남자가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서 담배 피우는 장면을 본다. 그 옆에 여자는 벌거벗은 채로 시트를 걸치고 그런 남자 옆에서 남자를 쳐다보거나, 혹은 한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은 남자 품에 안겨 있기도 하고 .... . . 친구랑 전화를 하다가 내게 별로 집중하지 않은 듯한 뉘앙스가 느껴질 때 나는 묻는다 " 지금 뭐해? " 가끔 전화기 건너편 친구는 대답한다. " 응.... 티브에서 드라마 보는 중이야 .. " 나는 갑자기 뿔 따귀가 솟으면서 대꾸한다. " 그래? 그럼 나 지금 드라마에 밀리고 있는고야? ㅜ.ㅜ " ​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난 후 보이는 여러 가지 행동들이 있다. ..

Dear Somebody ...... 레트를 기다리며...

아침이다. 사라 맥라클란의 엔절을 듣는다 . 어제는 친구 H를 잠깐 만났다. 며칠 전 꽤 괜찮은 중년들이 모인다는 다운타운 클럽" 블루 마티니"를 가자고 했던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한 나의 소심함을 엄청 구박했다. 그리고 H와 나, 우리는 라틴 댄스를 배우는 거에 의견의 일치를 봤다. 에콰도르 친구 올가가 스페니쉬 여자답게 댄스를 엄청 잘하는데 H 가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클래스 등록해서 배우는 게 훨씬 쉽고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혼자는 못한다는 H의 성화에 완전 몸치인 나는 곁다리로 붙어서 알았다고 대답은 했다. 할 수 있을까? 내가 살사를? . . 영화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를 기억하지? 거기서 이 장면을 혹시 기억하려나? "스칼렛"이 홧김에 해버린 첫 번째 결혼, 그 첫 번째 남편이 전쟁터에..

Dear Somebody ...... 새로 산 담요.

한 삼일 조금 쌀쌀하더니 오늘은 맑은 햇살이 하루 종일 좋았던 늦가을 하루였습니다. 요즘 저는 제법 평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S 님은 언제나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믿어 버리는 건 제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니 ... 흠 ... 언제 난 저는 이기적이군요. ​ 어제는 외출해서 작은 담요 같은 이불을 하나 사 왔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벌써 하나씩 사서 침대에 올려주었는데 제 자신을 위해서는 미루어 왔던 거였어요. 왜냐하면 ... 너무 부드러워서 부드러워서 제 침대에 올려놓기가 좀 겁이 났거든요. 웃으시겠지만 너무 좋은 거 너무 부드러운 거 너무 달콤한 거 너무 친절한 거 너무 홀딱 빠지겠는 거에는 저는 아직도 겁이 납니다. ​ 늘 내게 왔던 것들은, 혹은 내가 만났던 것들은 조금은 ..

Dear Somebody ...... 도쿠가와 이에야스.

지나간 멜들을 뒤적이다. 언젠가 여름쯤 네가 보낸 멜을 다시 읽어보았다. 혹, 기억이 나는지? 너는 그때 "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있다고 했다. 5 권까지 진도가 나갔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더군. 그때 그 책 다 읽었어? 아주 오래전 난, "대망"이라는 책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났었다.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과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전개되어서 읽다가 다시 뒤로 후퇴를 했다가 다시 일보 전진했다가 그렇게 책과 밀당을 하다가 전 12 권 중에서 겨우 5 권까지 끝내고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을 끝낸 한 친구는 내게 그러더군 " 살인적인 인내력" 이 아니면 끝내기 어려웠다고... 그때 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다 " 오다 노부나가"라는 그의 주군에게 더 마음이 갔었던 기억도 ..

No one, But you ...... Queen.

여고 때였다. 독서모임 참석을 하고 친구들과 선배들과 매운 떡볶이 집에 가서 떡볶이를 먹다가 분식집 벽면에 매달려 있던 티브에서 그들을 처음 봤다. 떡볶이가 매운 줄도 모르고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내 젓가락질은 멈추었고 난 그들에게 한눈에 반했다. 세상에 저렇게 저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그들의 음악에 반하고 마이크를 잡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노래하는 프레디 머큐리에 반했다. ​ 퀸에 대한 내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월급을 모아서 오디오 세트를 사서 방에 들여놓고 내가 제일 먼저 샀던 엘피판이 퀸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 보히 미안 랩소디"로 시작하는 그들의 노래를 듣고 또 들으며 잠이 들곤 했다 . 남의 나라와서 아이를 낳고 아이들을 찿에 태우고 돌아다니면서 차에 걸고 다녔던..

김성호의 회상 ...... 김성호.

https://youtu.be/FXfyvQl2bD0 아주 오래전, 그와 나는 이별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었기에 그의 소중함을 나는 몰랐다. ​ 세월이 많이 흐른 후, 나는 바다 건너 먼 곳으로 떠나왔고 잠시 고향을 방문했을 때 그를 다시 만났다. 우리는 더 이상 어리지 않았고 우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 가벼운 저녁을 먹고 오래전 자주 가던 나무가 많은 길을 드라이브했다. 열린 차창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좋았다. 켜놓은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 "때로는 눈물도 흘렸지. 이제는 혼자라고 느낄 때 보고 싶은 마음 한이 없지만 찢어진 사진 한 장 남지 않았네....." ​ 그렇게 우리는 다시 헤어졌다. 나는 다시 먼바다를 건너왔고 그는 나를 보냈다. ​ 가끔, 인터넷을 통해 그를 확인한..

열무김치 .... 사무치다.

지난주 주말에는 차로 40 분이나 걸리는 한국식품에 다녀왔다. 얼마 전 즐겨 보던 유튜브에서 열무김치가 나왔는데 며칠 동안 머리에서 열무김치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한 달 전에 왔을 때는 4 파운드 ( 1.81 Kg ) 한 병에 $21.99 정도였는데 이번에 가보니 $29.99이었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으로 몸살을 앓듯이 이곳도 인플레이션으로 하루가 다르게 물라가 치솟고 있다. 나 혼자 먹을건데 겨우 조그만 한 병에 30 달러나 하다니..... 흠.... 야채 코너를 가보니 열무 몇 다발 묶음이 제법 싱싱하길래 4 묶음을 샀다. 실은 부끄러운 이야기 지만 열무김치를 해본 적이 없는 거 같다. 배추김치는 그런대로 흉내를 내듯이 잘 담아내는데 그 외 총각김치나 열무김치나 부추김치나 파김치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