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25

2017 년 9 월 .... 혼자 만의 여행.

​ 9 월 23 일 토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출발 두 시간 전에 모든 수속이 끝나고 아침이 오는 공항 로비에 앉았다. ​ 나는 정말 휴가가 필요했다. 오랜 시간 너무 숨 가쁘게 살아왔다. 나는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서 좀 떠나길 원했다. 짐을 꾸리고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했다 ​ 혼자 먼 곳으로 먼 여정의 여행을 떠나는 건 처음이었다. 비행시간만도 3만 마일이 넘을 것이다. 한국을 포함 몇 개국을 지나고 거치고 머무를 것이다. ​ 지금 나는, 혼자만의 여행 중이다. ​ 대륙과 대륙을 건너고 도시와 도시를 건너고 사람과 사람을 건너고 문화와 문화를 건너고 시간과 시간을 건너고 ​ 지금 나는, 낯선 도시의 문 앞에 서있다. ​ 이 여행이 끝날 때 즈음 나는 내가 원하고 구하는 것을 만날 수 있을까? 아..

보고싶은 블루.

© jenshishmanian, 출처 Unsplash ​ ​ 오전에 크리스마스 쇼핑을 다녀오다가, 집으로 거의 다 와갈 즈음 왼쪽 잔디밭에서 나이 든 할머니와 그녀의 아들인 듯한 남자가 팔뚝만 한 강아지와 노니는 것을 보고 차를 멈췄다. 차를 다시 후진시켜 파킹 라트에 파킹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 "강아지를 만져봐도 돼요? " 내가 물었다. " 얼마든지요..." ​ 겨우 팔꿈치에서 팔목까지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은 검은색 아기 강아지 ...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암컷의 미니컵 아기 강아지.. 그 강아지를 보고 나는 울었다. 그 강아지를 품에 안고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 우리 강아지 블루... 10 월 18 일 우리 곁을 떠났다. 태어난 지 한 달 즈음 우리에게 와서 16 년 하고 두 달 즈..

백수 일기 1 .

© eddrobertson, 출처 Unsplash ​ 삼 개월 힘들게 일하던 일을 그만두었다. 지난해 제니퍼가 떠나고 두 달을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져 지냈다. 그러다 몸을 혹사 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고 쉽게 고용이 되었고 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밤에 가서 밤새도록 몸으로 일을 하고 이른 아침에 퇴근하는 일... ​ 그 일을 시작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 첫째, 새로운 친구를 만나자. 둘째, 나의 영어를 일취월장 시켜보자. 셋째, 두 달 동안 찌운 살을 빼보자. ​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거의 스패니시들이라 나의 첫 번째 두 번째 목표들을 쉽사리 깨졌다. 나는 떠듬떠듬 스패니시를 말해야 했다. 다행히 세 번째 목표는 그런대로 이루어졌다. 세 달 동안 6 파운드 감량 성공. ​ 아무리 힘들..

눈 다래끼에 관한 발칙한 생각하나.

어릴 적, 눈에 다래끼가 나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항생제를 먹이시고 노랗게 농이 잡히기 시작하려는 눈언저리 그곳에서 눈썹을 하나 뽑으셨다. 그리곤 말씀하셨지. 작은 돌멩이 위에 이 눈썹을 올리고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작은 돌멩이를 올려놓으라고. 골목에 나아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돌멩이를 만들어 놓고 그리곤 숨어서 누군가 그 돌멩이를 발로 차기를 기다리는 거다. 그러면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돌멩이 두 개 얹어져 있는 그 형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발로 차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내 눈에 나려는 그 다래끼가 그 사람에게 가버리는 거라고... 이제와 생각하면 내게 오려하는 나쁜 것들을 남에게 보내버리는 참 치사하고 못된 짓이었다. 혹은 내 자식에게 오려는 나쁜 것을 버려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라고 ..

헤르만 헷세 ...... 싯타르타 ( Siddartha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가 1922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싯다르타』는 그 사상적 깊이는 차치하더라도 드라마틱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 면에서 현대의 소설들을 넉넉히 압도한다. 마흔다섯의 헤세가 『데미안』 발표 이후 극심한 우울감으로 정신 상담을 받는 시기에 구상, 집필하고 발표한 소설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로 대표되는 『데미안』의 내면 탐구는 『싯다르타』에서도 이어지며, 결국 작품의 말미에서 헤세는 ‘해답’을 내놓는다. 저자 헤르만 헤세 출판 열림원 출판일 2014.06.27 그 친구는 늘 이렇게 말한다. 물처럼 흐르라고 물처럼 편하게 생각도, 감정도. , 몸도,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편하게 흐르면 된다고.... 나는 요즘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물처럼 흐른다고 그렇게 흘러가는..

김 훈 ...... 칼의 노래.

칼의 노래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한 국가의 운명을 짊어진 당대의 영웅이자, 정치 모략에 희생되어 장렬히 전사한 명장 이순신의 생애를 그려냈다. 작가는 시대의 명장 이순신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을 함께 표현해내며 사회 안에서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전장에서 영웅이면서 한 인간이었던 이순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공동체와 역사에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선 이들이 지녀야 할 윤리, 문(文)의 복잡함에 대별되는 무(武)의 단순미, 4백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달라진 바 없는 한국 문화의 혼미한 정체성을 미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 이 책은 2001년에 출간된 〈칼의 노래〉의 개정판입니다. 저자 김훈 출..

Dear Somebody ...... 두 교황 이야기.

올해도 이틀 남은 마지막 휴일의 오후다. 소리도 내지 않은 아주 조심스러운 비가 내리고 있어. 나이가 들면서 나는 괜히 센티한 기분이 들게 하는 비가 싫더라. 나는 그냥 덥더라도 쨍~쨍~한 날이 좋아. 그래도 오늘 조용한 비는 제법 참아 줄만 하다. 지금은 소리 내기 보다 침묵하고, 들뜨기보다 가라앉고, 뛰거나 걷기보다 앉아서 잠시 생각에 잠겨야 할 때.... " Alexa "에게 Queen의 음악을 부탁하고 네 이름을 부른다. Dear S. "The two popes ( 두 교황 ). 며칠 전, 넷 프릭스에서 "두 교황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봤어. 구글링을 통하면 대충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궁금하면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찾아보렴... 교황이라는 직위는 숨질 때 가지할 수 있는 가톨릭 최고의 수..

Dear Somebody ...... 레트를 기다리며...

아침이다. 사라 맥라클란의 엔절을 듣는다 . 어제는 친구 H를 잠깐 만났다. 며칠 전 꽤 괜찮은 중년들이 모인다는 다운타운 클럽" 블루 마티니"를 가자고 했던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한 나의 소심함을 엄청 구박했다. 그리고 H와 나, 우리는 라틴 댄스를 배우는 거에 의견의 일치를 봤다. 에콰도르 친구 올가가 스페니쉬 여자답게 댄스를 엄청 잘하는데 H 가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클래스 등록해서 배우는 게 훨씬 쉽고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혼자는 못한다는 H의 성화에 완전 몸치인 나는 곁다리로 붙어서 알았다고 대답은 했다. 할 수 있을까? 내가 살사를? . . 영화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를 기억하지? 거기서 이 장면을 혹시 기억하려나? "스칼렛"이 홧김에 해버린 첫 번째 결혼, 그 첫 번째 남편이 전쟁터에..

Dear Somebody ...... 새로 산 담요.

한 삼일 조금 쌀쌀하더니 오늘은 맑은 햇살이 하루 종일 좋았던 늦가을 하루였습니다. 요즘 저는 제법 평화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S 님은 언제나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믿어 버리는 건 제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니 ... 흠 ... 언제 난 저는 이기적이군요. ​ 어제는 외출해서 작은 담요 같은 이불을 하나 사 왔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벌써 하나씩 사서 침대에 올려주었는데 제 자신을 위해서는 미루어 왔던 거였어요. 왜냐하면 ... 너무 부드러워서 부드러워서 제 침대에 올려놓기가 좀 겁이 났거든요. 웃으시겠지만 너무 좋은 거 너무 부드러운 거 너무 달콤한 거 너무 친절한 거 너무 홀딱 빠지겠는 거에는 저는 아직도 겁이 납니다. ​ 늘 내게 왔던 것들은, 혹은 내가 만났던 것들은 조금은 ..

Dear Somebody ...... 도쿠가와 이에야스.

지나간 멜들을 뒤적이다. 언젠가 여름쯤 네가 보낸 멜을 다시 읽어보았다. 혹, 기억이 나는지? 너는 그때 "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있다고 했다. 5 권까지 진도가 나갔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더군. 그때 그 책 다 읽었어? 아주 오래전 난, "대망"이라는 책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났었다.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과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전개되어서 읽다가 다시 뒤로 후퇴를 했다가 다시 일보 전진했다가 그렇게 책과 밀당을 하다가 전 12 권 중에서 겨우 5 권까지 끝내고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을 끝낸 한 친구는 내게 그러더군 " 살인적인 인내력" 이 아니면 끝내기 어려웠다고... 그때 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다 " 오다 노부나가"라는 그의 주군에게 더 마음이 갔었던 기억도 ..